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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수제버거에 빠진 표선의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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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를 지나 교대역과 서초역 사이를 지날때면 습관처럼 들르던 수제버거 집이 있었다.

한 입 베어물면 입안 가득 흘러나오는 육즙은 내 입 속의 습관을 각인시켰고

그 진한 풍미가 전해주던 세뇌의 중독을 한동안 끊기가 힘들었다.

수제버거는 꽤나 많은 곳에서 만나고 경험해왔지만

나에게 그 집은 수제버거의 표본 같은 곳이였다.

꽤나 오랜 시간이 흘러 그 맛 또한 점차 잊혀져 갔고 크게 찾지 않는 음식의 하나가 되어 갔다.

 

함께 스케줄 맞추기가 너무도 힘든 식구들과 그 일행들의 느닷없는 제주방문에

엉겹결 나도 그들의 하나가 되었고 그렇게 제주민속촌을 방문하게 되었다.

적지 않은 면적의 제주민속촌이다보니 불과 한 바퀴 돌기 전 허기짐을 인지하게 되었고

나오기전부터 모두들 각자의 방식대로 추천메뉴를 찾고 제시한다.

그렇게 불완전한 합의에 의해 정해진 메뉴가 수제버거

그 수제버거를 먹기 위해 웨이브로 향하게 되었다.

 

 

계단을 올라가 투명한 문을 열고 들어가니 휑한 가게 안에서

낯선 바다빛 눈동자의 외국인이 불안한 발음으로 '안녕하세요'를 외친다.

손님도 없이 휑한 가게에서 꽤나 나이가 들어보이는 외국인 아저씨가 우리 일행을 쳐다보는데 우리가 찾는 곳이 이곳이 맞나 기웃거리며 불안감에 휩싸여 있을때, 뒤늦게 나타난 여자 사장님께서 다시금 손님맞이를 한다.

아직 다 녹지 않은 불안감에 쭈뼛거리며 자리에 앉아 어색히 메뉴판을 바라보다

폭립과 감자튀김 그리고 두 개의 버거가 포함된 세트를 주문하고 추가단품 2개를 더 주문했다.

큰 기대감 없이 메뉴가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며 이 곳을 추천한 이를 향해 다들 은밀히 눈치를 준다.

계속된 정적에 어색히 주변을 둘러보며 매장내의 분위기를 감상하고 바다를 향한 발코니를 향해 움직인다.

 

 

다소 이국적인 느낌의 분위기와 시원한 창을 통해 보이는 표선바다의 풍경이 묘하게 잘 어울리며

어색했던 분위기의 감정적 반전을 가져다준다.

 

 

이미 방문한 고객들의 흔적과 전시된 직관적 리뷰를 보며 약간의 심리적 안정을 찾고

시원하고도 따스한 풍경은 조금 전의 그 기분을 달래주며

우리 일행은 다시 조금씩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돌아가 소소한 주변의 사물들을 관찰하고 함께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렇게 분위기가 조금씩 풀리는 사이 패티 굽는 냄새로 가득한 실내에서

고소한 후각을 자극시키던

메뉴가 나왔고 드디어 수제버거 미식회가 시작되었다.

 

 

각자 다른 종류의 버거를 주문하다 보니 조금씩 잘라 돌아가며 그 맛을 음미하고 즐기며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최애 메뉴가 무엇인지 열띤 토론이 주인장 귀에 들어가지 않게 격렬히 소극적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는 사이 또 다른 손님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소심한 우리의 모습이 다소 웃긴듯 다들 킥킥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즐거워지다보니 좀 더 한껏 끌어올릴 수 있는 알코올의 필요에 따라 생맥주 추가주문이 이어지며 그 곳에서의 만찬이 흘러가고 있었다.

 

 

좋은 이들과 나누는 즐거운 담소와 곁들여진 맛있는 식사

눈에 채워두고 싶은 푸른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

어색함을 풀어주는 따스한 인테리어까지 모든게 추억으로 기억될 좋은 시간이였다.

 

분위기와 즐거운 식사를 함께 하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지가 될거 같다 생각했던 웨이브였으며

개인적으로는 세트보다 단품이 좀 더 매력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P.S) 내 수제버거의 표본은 꽤 오랜시간동안 바뀌지는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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