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꽃보다 소고기 도남오거리 식당

 

제주여행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운송 및 이동수단의 일정과 계획,

그리고 나만의 관광루트를 탐색하고 일정을 수립하여 그 선상의 숙박시설을 예약 하는 것이

누구나 우선적으로 그리는 제주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중요하게 손꼽히는 것 하나가 제주에서 즐기는 먹거리이다.

제주여행이 처음이거나 가장 쉽게 손에 꼽을 수 있는 메뉴로는

어디서나 먹어도 평타이상은 친다는 흑돼지

그리고 제주 앞바다의 푸르른 빛을 담아 더욱 맛갈진 느낌의 싱싱한 해산물과 다양한 횟감류

마지막으로 해녀들의 수고가 담겨져 있을거 같은 보글보글 끓는 해물뚝배기와 갈치조림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허나 제주가 두번이 되고 세번이 되다보면 점점 담대히도 거기서 살아가고 있는 이가 즐기는 먹거리들이 점차 궁금해져가고 그 비밀을 하나씩 아름아름 알고 싶어진다.

물론 이건 내가 겪어온 과정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이니까...

그렇게 어느 순간 그 맛있던 흑돼지가 조금씩 내 술자리에서 멀어져 갈 때

도대체 소고기는 어디서 즐겨 먹는 것일까?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어디를 가든 흑돼지를 즐길 수 있는 곳은 발에 채일듯이 숱하게 만날 수 있지만 소고기를 취급하는 곳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지인에게 문의를 하여 여러 곳을 수소문할 수 있었는데 추천 받은 첫번째가

 

중산간쪽으로 꽤나 나가야 한다는 도치돌가든

 

그리고 두번째가 바로 도남오거리 식당이다.

 

외곽으로 넘어갔다 술이라도 한 잔하면 넘어오기가 힘들다보니 도남오거리 식당을 먼저 찾게 되었고 내가 갔던 곳은 외도에 있는 도남오거리 식당이다. 도남점이 본점으로 보이는 듯한데 맛의 차이는 없다고 하여 가까운 외도점을 찾게 되었고 넓은 실내와 친절한 서버분들 덕분에 편하고 즐거운 가운데 맛있는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서민적이고 깔끔한 상차림과 함께 제공되는 싱싱한 소간과 천엽을 한, 두점 먹어보면서 이 곳의 소고기 상태를 짐작케 했으며 그 추측은 빗나가질 않았다. 싱싱하고 깔끔한 맛의 소간과 천엽이 내 입속을 맴돌며 하루 소진되는 고기의 양과 도축되어 들어온 소고기의 상태가 어떤지 정확하게 미리 말해주기 때문이다.

 

 

음식점을 운영할 때 그 맛을 좌우하는 것은 양념이나 레시피, 숙성법, 오너의 마인드 및 운영철학 등의 여러가지 키포인트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것은 재료의 선도이다.

매장의 회전율이 높다면 방문하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실패할 확률이 최소화된다.

그 점에서 이 곳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 고객의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하우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먹고온 황소모듬 한접시는 1.6kg의 많은 양으로 구이와 생고기를 같이 즐길 수 있었으나 9만원이 채 되지 않은 저렴한 금액으로 많은 고객을 불러 들였고 나 역시도 그 곳에 빠져든 하나의 일원이 되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입속으로 흘러가는 침샘을 삼키며 재방문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