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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제주시안의 깊은 내공 고가네 백반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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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개별적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메뉴의 선택이 달라진다.

일품요리나 색다르고 특별한 음식이 반가운 순간이 있지만

집에서 먹는 엄마의 밥상이 생각나는 날은 구수한 손맛이 묻어나는 백반집을 찾게 된다.

제주에도 많은 백반집이 있지만

한의원에서 혈을 짚어내듯 깔끔하고 깊은 손맛이 딱 짚히는 곳은 찾기가 힘들었다.

 

정말 우연히 찾게된 고가네 백반정식

깔끔하고 정갈한 찬 종류

백반집에 가면 꼭 생각나는 계란후라이

그리고 감칠맛이 스며나오는 고등어자반과 입안을 개운히 만들어주는 깔끔한 국 한그릇

이것만해도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흰 쌀밥 한끼는 게 눈 감추듯 금새 비울 수 있다.

 

 

그런데 이 집은 주인장 마음에 그정도로는 성이 차지 않나보다.

백반집에서는 과하다 싶은 깔끔한 맛의 간장게장

내가 메인이여서 늦게 도착했다고 알려주는 수북한 돼지두루치기

적지 않은 양의 공기밥이였지만 절대 그걸로는 끝낼 수 없게 만들겠다는 듯

입안에 착 달라붙는 찰진 맛까지 대동한다.

 

저렴한 금액으로 한 상 가득 차려내는 상차림은 은밀히 보여준다.

찾아오는 손님이 벌어다주는 매출따위에는 연연하지 않고

'오셨으니 편히 앉아 넉넉히 그리고 푸짐하고 맛있게나 드시고 가시라'는

사장님의 속 넓고 따뜻한 배려의 마인드를 읽게 해준다.

 

 

 

오전 꽤나 이른 시간에 조심스레 문을 열고

2인이상 주문이라 적혀있는 메뉴를 보고 조심스레 "1인분도 가능한가요?"라고 물어본 내게

"편히 앉아 계세요"라고 찡긋 웃으며 얘기해주시는 그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른메뉴를 먹어보진 못했지만 깊은 손맛과 넉넉한 인심에 반하여

먹어보지 않아도 주문 가능할 듯하다.

 

 

퇴색된 간판에서 보여주는 흐릿한 흔적이 이 곳의 내공을 느끼게 해준다.

화려한 꾸밈은 없지만 그보다 더 깊은 세월의 깊이를 맛보고 기분좋은 하루가 시작되었다.

 

소담한 밥상머리의 어마무시한 인심을 맛보려면 찾아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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